검색결과1건
야구

[IS 냉탕] 볼, 볼, 볼, 볼…'9억팔' 장재영은 스스로 무너진다

"캠프 기간 빠른 공만 가지고는 (KBO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본인이 느꼈을 거다." 지난달 22일 홍원기 키움 감독이 신인 투수 장재영(19)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장재영은 전날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에서 ⅔이닝 2피안타 3볼넷 3실점 부진했다. 투구 수 33개 중 스트라이크가 13개(39.3%)에 불과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졌지만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은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공부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재영은 17일까지 4경기에 등판해 스트라이크 비율 49.2%를 기록했다. 총 투구 수 65개 중 스트라이크가 32개. 리그 평균(61.3%)은 물론이고 팀 평균(60.2%)과도 차이가 크다. 15타자를 상대해 허용한 사사구가 벌써 5개. 9이닝당 볼넷이 무려 10.13개이다. 피안타율(0.200)이 낮은데 평균자책점이 13.50까지 치솟은 가장 큰 이유가 제구 난조이다. 17일 수원 KT전은 장재영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3-1로 앞선 6회 말 등판한 장재영은 첫 타자 조일로 알몬테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문상철을 볼넷. 황재균 타석에선 폭투까지 나와 무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황재균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이어 박경수와 장성우에게 연속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실점했다. 두 타자 모두 힘을 잔뜩 넣은 직구가 몸쪽으로 향했다. 특히 장성우 타석에선 공이 머리 쪽으로 향해 '헤드샷 관련 규정'에 따라 퇴장 처리됐다. 뒤이어 나온 김성민이 적시타를 허용해 장재영의 이날 기록은 0이닝 1피안타 4사사구 4실점. 투구 수 18개 중 스트라이크는 고작 5개에 불과했다. 장재영은 덕수고 재학 시절 전국구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시속 150㎞ 강속구를 던져 KBO리그 스카우트의 영입 표적이 됐다. 청소년대표로 활약하며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고심 끝에 키움에 1차 지명됐고 계약금을 무려 9억원이나 받았다. KBO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2위(1위·2006년 한기주 KIA 10억원)에 해당했다. 한편에선 "계약금이 너무 많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언급된 게 바로 제구 불안이었다. 장재영은 고교 졸업반이던 지난해 23이닝 동안 사사구 19개(탈삼진 33개)를 허용했다. 1학년 때인 2018년에는 29⅔이닝을 소화하며 사사구 25개(탈삼진 41개)를 기록했다. A 구단 스카우트는 "능력은 장재영이 위인데 멘털을 비롯한 발전 가능성을 봤을 때는 이의리(광주제일고 졸업, KIA 입단)가 더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만약 제구되는 시속 150㎞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엄청난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장재영을 승부처에 기용해 문제점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영점이 잡히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하다. 제구 난조가 심각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18 10:05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